[기고] 인천일보 <품질은 타협할 수 없다> : 한국품질경영학회 김연성 회장




[스펙트럼 인] 품질은 타협할 수 없다






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을 최근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처음 방문 계획을 세울 때, 몇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그 첫 번째는 "왜 공장을 베트남의 SHTP(Saigon Hi Tech Park) 공단에 세웠을까?"라는 입지 선정의 이유였다. 공장 투어에 앞서서 회사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한 경쟁력을 갖춘 곳을 찾아다닌다." 그 최적의 대상이 지금까지 중국이었고 이제는 베트남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첫 번째 궁금증은 잘 해결이 되었는데, 그보다 과연 베트남 호치민 공장에서 생산되는 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의 품질 수준을 알고 싶었다. 객관적인 데이터나 자료로도 파악이 가능하겠지만, 현장에서 담당자에게 그 수준에 대해 직접 들었으면 했고 또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질문을 하기도 전에 담당직원이 "품질은 타협할 수 없다"라고 강조하는 것이 아닌가. 어찌나 반갑고 듣고 싶은 답이었는지 모르겠다. 오랫동안 품질경영을 연구해 왔으며, 특히 2018-2019년 한국품질경영학회 회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그 말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왔다

사전적인 의미로 타협이란 "어떤 일을 서로 양보하여 협의함"이라고 한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품질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나 서비스 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갖는 성질과 바탕을 의미한다. 그러니 품질은 타협할 수 없다는 말은 품질에 관해서는 양보해 협의하는 일은 없다는 뜻이라 하겠다. 베트남에서 만들지만 품질 수준은 틀림이 없으며, 그래서 전세계로 수출을 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삼성전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자산업 분야에서 최고 품질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초우량 기업이며 품질을 중시해 탁월한 경영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라 하겠다. 물론 몇 년 전에 휴대폰 배터리에서 품질 문제가 발생하여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매우 적극적이며 신속하게 대응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배터리 생산을 담당한 삼성SDI에서는 이러한 품질 문제 발생 이후에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품질보증실을 신설하고 이 부서의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고 한다. 품질보증실은 배터리 소재와 완제품의 품질만 들여다보는 부서다. 이를 통해 개발, 제조, 검사, 출하 단계별 품질 검증 기능을 강화했고, 샘플 제품에 대한 엑스레이(X-ray) 검사는 전수 조사 방식으로 확대했다고 한다. 배터리 품질 문제를 완벽하게 개선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것인데, 이는 '1-10-100의 원칙'을 적용한 우수한 사례이다. 즉 하자 있는 제품을 생산과정에서 바로잡으면 그 처리비용은 1인데, 시장에 나가면 10으로 늘어나고, 고객 손에 들어갈 땐 100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품질 분야의 대가인 주란(Juran) 박사는 품질비용을 예방비용, 평가비용, 실패비용 등으로 구분하였고, 예방비용이 1이라면 평가비용은 10이고 실패비용은 100이라며,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1-10-100의 원칙'을 제시하였는데, 삼성SDI에서 이를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 또한 품질은 타협할 수 없다는 점을 실현한 사례라고 하겠다.한편 베트남 공장 방문 전에 경북 구미에 소재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방문하여 품질 문제를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여러 조치 중에서 시장주도품질아카데미(Market-Driven Quality Academy) 운영을 통해 품질 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MDQA는 배터리 이슈 이후에 품질에 대한 경각심 제고 및 품질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가 양성을 위한 계층별 교육체계의 구축 필요성에 따라 추진된 제도라고 한다.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품질 이슈 발생 이후에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사전적으로 예방하며 신속하게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승승장구하던 기업도 한 순간에 시장에서 사라지는 격변의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품질 이슈는 회사의 존망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인인 것 같다.

이는 인천의 중소제조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에 적용되는 원리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품질은 타협할 수 없는 대상이니, 고객에게 약속한 품질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 기업은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품질 문제가 생존의 발목을 잡는 일이 생기곤 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경제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기업인들은 이야기 하는데, 이럴 때일수록 품질과 같은 근본이 든든한지 철저하게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 실제적인 도움이 될만한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보다 현실화 되길 바란다.



출처 : 인천일보(http://ww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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