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경제] 품질 대가들의 주장을 종합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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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품질경영학회 / 2023-10-04 / 1,106
- Link URL : https://www.mk.co.kr/news/business/10837995
현재 PGA투어 골프선수 중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를 꼽으라 하면 단연 로리 매길로이(Rory McIlroy)일 것이다. 2022년 PGA 선수의 평균 드라이버 거리가 300야드(274m)인데, 로리는 326야드(298m)로 단연 1위이다. 평균 타수도 68.88, 평균 그린 적중률, 대회당 평균 버디 수, 누적 상금 등에서 최고의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매번 우승하는 것은 아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공을 물에 빠뜨리는 등 평균에서 멀리 벗어난 실수가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모든 사물과 인간의 능력에서 평균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어떤 사람이 강을 건너야 했다. 강의 평균 수심이 1.4m라는 정보를 얻었다. 자신의 키가 1.75m이니 충분히 걸어서 건널 수 있다고 판단하고 가다가 익사했다. 평균이 1.4m이므로 그보다 더 깊은 곳이 있다는 의미를 간과한 결과이다.
잘 알려진 조선 명필 한석봉(韓石峯)의 일화이다. 떡장수를 하는 그의 어머니가 석봉을 명필로 만들려고 10년 공부를 예정하여 산사로 보냈다. 그는 자신의 글씨를 보고 경탄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고 자만에 빠져 3년만에 하산했다. 어머니는 그의 자만심을 깨우치려 밤에 등잔불을 끄고 떡 썰기와 글쓰기의 대결을 했다. 결과는 석봉의 완패였다. 어머니의 떡은 반듯하고 크기가 일정한데 석봉의 글씨는 크기가 제각각 다르고 간격이 고르지 못했다. 이것을 품질관리 관점에서 말한다면, 어머니가 만든 모든 떡의 크기는 평균값 가까이에 모여 있어 그 산포(散布)가 아주 작은 것이다. 반면, 석봉의 글씨는 평균값에서 흩어짐의 정도가 넓어 산포가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어머니의 떡이 균일성에서 이긴 것이다.
평균에 근접하여 균일한 것이 많으면 ‘좋은 품질’이고 반대로 균일성이 떨어지는 즉, 평균값에서 들쭉날쭉한 것이 크고 많으면 ‘나쁜 품질’이다. 안정적으로 좋은 품질이란 산포가 최소화된 것이다. 따라서 산포관리가 품질관리의 기본이다.
통계학에서 시그마(σ)는 평균값에서 떨어진 거리, 즉 표준편차를 말하며 시그마가 클수록 평균값에서 더 넓게 분포한다는 것이다. 전사적 품질경영전략으로서 한 때 맹위를 떨치던 ‘6 시그마’는 용납될 수 있는 품질기준의 하한선에서 평균값까지 6 시그마이고, 다시 평균값에서 상한선 까지가 6 시그마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평균값의 양쪽에 각 6 시그마이니, 총 12 시그마가 용납되는 편차의 범위이다. 6 시그마 표준편차를 확률적으로 말한다면 100만개 중 규격을 벗어나는 것이 3.4개인 수준이니 불량율로는 0.00034%이다. 거의 무결점(Zero Defect) 수준이다.
6 시그마는 애초 1987년 모토롤라에서 무결점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목적에서 통계적 접근법을 활용하여 발전된 품질개선 방법이었다. 여기에 고객만족경영, 지식경영 등 기존의 혁신적 경영활동을 통합하고 회사의 전 부문을 참여시켜 총체적 경영전략으로 확대한 것이 ‘6 시그마 경영’이다. 모토롤라는 몇 년간의 6 시그마 경영을 통해 전 사업장에서 불량율을 99% 이상 감소시켰고, 동시에 그 부수효과로서 품질비용은 줄였으며, 생산성과 매출을 거의 20% 이상 향상시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거기에 1995년 경영의 달인 잭 웰치(Jack Welch)가 GE에 전사적 경영혁신 운동으로써 6 시그마를 도입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6 시그마처럼 무결점 품질확보 기법에서 출발하여 전사적 경영혁신 전략으로 발전된 것이 또 있다. ‘TQC(종합품질관리)’에서 전사적 품질경영의 개념으로 발전된 ‘TQM(Total Quality Management)’이다. 사실 TQC는 통계적 품질관리의 한계를 느낀 미국의 품질 전문가 파이겐바움(A.V. Feigenbaum)이 1956년 주창한 것이다. 그는 GE, 일본의 도시바와 히타치 등에서 품질관리 전문가로서 일하면서, 품질관리는 회사의 모든 부문이 동참하여 종합적으로 노력해야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품질기반 전사적 경영전략으로서 TQM에 대해 많은 학자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정의를 내린다면, “최고 경영자의 리더십 아래, 품질관리 개념을 확장하여 생산, 판매, 지원, 기획 등 전 구성원이 동참하여 경영 전반에 걸쳐 고객만족을 달성하려는 전략적 경영방식”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많은 품질 대가들의 주장과 품질 기반 경영혁신을 개관했는데, 결론적으로 최종 지향점은 언제나 무결점 품질을 통한 고객만족이다. 따라서 품질관리의 고전인 데밍의 ‘품질확보 14가지 원칙’, 6 시그마 그리고 TQM에서 추출한 공통적 핵심사항을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다.
1. 전사적 품질 최우선 경영목표를 설정하고 공표하여 대 내외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경영전략으로서 당연시 되도록 하는 것이다. 1990년 대 삼성그룹의 ‘신경영 선언’이나 현대자동차그룹의 ‘10년 10만마일 보증’ 등이 그 성공적 사례이다. 이런 선언이 대중에게도 인식되면 기업의 이미지도 향상될 것이다. 물론 공급 및 판매 모든 내부 조직원의 자발적 참여와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확고한 태도도 필요하다.
2. 생산현장에서는 사후검사에 의존하지 않고 사전예방에 집중해야 한다. 품질관리를 빠른 수리나 A/S로 보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불량 부품의 검출과 사후 추적관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의 구축은 필수이다. 품질비용은 최소화해야 한다.
3. 직설적인 수치적 목표의 제시 또는 포스터보다는 전체 조직원의 자발적인 의식개혁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잘 알려진 넛지 이론의 활용이다. 넛지(Nudge)란 ‘팔꿈치로 슬쩍 찔러 주의를 환기시킨다’라는 뜻이다. 가장 유명한 예는 화장실의 남자 소변기에 벌레 모양의 스티커를 부착하는 것이다. 이용자가 그 스티커를 타겟으로 삼도록 유도하여 소변이 외부로 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선택설계’이다. 설계자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전 조직원들이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따라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생산현장과 품질관리에서도 이 넛지와 선택설계의 이론은 얼마든지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상 속도일 때 음악이 나오게 셋팅 하거나, 밸브가 완전히 잠기면 웃는 표정이 나오게 하는 것 등이다.
4. 교육 및 재훈련 프로그램의 적극적 실행이다. PDCA 등 기본에 충실한 프로세스 관리이다.
5. 고객 중심의 정책이다. 말로는 쉽게 표현되지만 실천은 어려운 것이다. 예로써 고객불만을 전 조직원에게 공유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위기감과 책임감을 갖고 전사적 대응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
6. 새로운 조직 문화의 창달이다. 품질개선을 위한 조치에 관한한 현장 리더들에게 재량을 더 주고 또 그런 노력에 강한 신뢰감을 보이는 것이다. 품질에 대해 국제적인 비교 연구를 한 전문가가 한 말이다. 그가 현장을 둘러보고 어떤 공정에 대해 개선을 제안했더니 독일과 일본의 생산반장은 즉시 생산을 멈추고 개선안을 실제 라인에 시험하고 채택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품질 향상 노력에 재량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관료적 조직 문화가 만연한 생산 현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7. 마지막으로 최고경영자의 철학과 리더십 그리고 적극적 참여이다. “품질은 보편적 윤리”라는 최고경영자의 철학은 조직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다. 고객의 목소리를 항상 들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그 철학 실천의 시발점이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에 어제의 품질 이슈나 시장에서 제기된 불만 그리고 각 현장의 잠재적 이슈 등에 대해 최고경영자에게 시스템상 자동적으로 보고되도록 하는 것이다.
전사적 품질경영은 말처럼 쉽지는 않다. 프로세스 및 품질 확보에 대한 기술적, 시스템적 제도와 장치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경영자의 철학과 조직문화이다. 경영자의 철학과 조직문화는 당연히 고객만족에 그 목표가 있다. 데이터 활용 등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품질 확보 기법은 적극 개발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한석봉의 어머니처럼 감각과 경험에 의존하는 명장은 나름 기본이겠지만, 그 명장이 되는데 필요한 숙련기간은 4차 산업혁명의 결과로 발현된 여러 첨단 기술을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단축할 수 있다. 꼭 10년 공부할 필요는 없다.
[진의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소프트랜더스 고문/ 서울대 산학협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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